영화/더 배트맨

영화 '더 배트맨' 후기 | 눈에 검은색 눈 화장을 하는 첫 배트맨

P@Ptist 2022. 3. 6. 23:01
728x90

맷 리브스 감독은 영화 '더 배트맨'에서 지금까지의 배트맨 영화에서 다루지 않았던 몇 가지 사실을 짚어냈습니다. 그 대표적 장면은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으로 변장하기 위해 눈에 검은색 화장을 하는 장면입니다. 지금까지 모든 배트맨 영화에서 눈 부분이 검은색으로 칠해져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는 어떤 버전에서도 그 과정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입니다.

현실성에 기초한 캐릭터 설정

아담 웨스트의 배트맨-사진
아담 웨스트의 배트맨

실제로 복면을 쓰고 눈 화장을 하지 않으면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모습은 이미 '아담 웨스트'의 배트맨에서 익숙하게 본 것입니다. 이후의 배트맨 영화에서 브루스 웨인이 배트맨으로 변신할 때 갑자기 눈 화장이 되어있는 모습으로 장면이 전환되거나, 눈 화장이 되어있는 배트맨이 복면을 벗는 장면에서는 화장이 지워진 얼굴로 등장합니다. 이것은 고맙게도 배트맨의 멋진 모습을 유지시켜주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때문에 이 눈 화장신이 보여주는 것은 이번 배트맨 영화는 현실을 왜곡하지 않는다는 선언입니다.

 

이번 영화의 현실에 대한 반영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예는 배트맨과 펭귄의 자동차 추격신입니다. 대부분의 추격신은 도로를 질주하는 과정에서 마주오는 차량을 아슬아슬하게 피하면서도 계속 질주할 수 있습니다. 추격을 당하는 차량이 모든 차선을 차지한 앞 차량들 때문에 곤란에 빠지는 일 따위는 잘 일어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는 그것이 일어났습니다. 배트모빌에게 쫓기던 펭귄의 차량이 결국 고속도로의 혼잡 때문에 발목 잡히는 것입니다.

 

결국 이 영화 속에서 현실과 동떨어짐을 느낄 만한 요소는 단 하나입니다. 아무도 배트맨의 노출된 입과 턱 부분에 총을 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현실성을 위해 이것조차 조치를 요구한다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일 것입니다. 얼굴 전체를 가린 마스크나 헬멧을 쓴 배트맨은 그 순간부터는 배트맨이 아닐 테니까요.

 

맷 리브스 감독은 실질적으로 가능한 한도 내에서 최대한 극에 현실성을 부여한 것 같습니다. 그와 제작팀이 고민한 흔적은 영화를 보는 내내 군데군데 녹여져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디테일도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과 세심한 연출이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느껴졌고, 이 때문에 3시간의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고 다시 볼 만한 영화라는 확신이 들었습니다.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