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노래

노래방에서 노래 연습, 하면 안 되는 3가지 이유

P@Ptist 2022. 2. 23.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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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학생들로부터 받는 질문 중 하나가, 집에서는 시끄러우니 노래방에서 연습해도 되냐는 것입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노래방에서의 노래 연습은 큰 효과를 얻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반주가 있고 마이크도 있고 게다가 방음에 신경 쓸 필요가 없는 공간임에도 노래 실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이유를 살펴보겠습니다.

1. 노래 연습의 필수 요소 '모니터링'

노래방-사진
노래방

우리가 노래를 연습할 때 가장 필요한 요소는 모니터링입니다. 귀를 통해 내가 낸 소리가 어떻게 들리고 어떤 실수가 있는지를 직접 들어야만, 다음 연습에서 이를 고칠 수 있습니다. 녹음을 통한 모니터링과 피드백, 교정 등이 가장 효과적인 연습 방법이긴 하지만, 가장 기본이 되고 빠른 방법이야말로 이 '실시간 모니터링'인 것입니다.

 

(1) '에코'의 존재

하지만 노래방의 환경은 이를 불가능하게 합니다. 그 첫 번째 이유는 '에코'의 존재입니다. 이 에코는 딜레이와 리버브를 함께 사용하여 가상의 공간감을 구현한 이펙트입니다. 이것은 소리가 반사되는 정도와 공간의 잔향을 조합한 것으로, 노래방에서는 반드시 장착되어있고, 뺄 수도 없습니다. 공간감을 뺀 소리는 노래방을 찾아온 손님들에게 이질감을 주기 때문입니다. (줄일 수는 있습니다만, 없앨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이 에코가 딜레이 효과를 포함한다는 점입니다. 딜레이는 내가 낸 소리가 작은 소리로 되돌아와 다시 들리는 것이기 때문에, 리듬을 정확하게 맞추기 힘들게 합니다. 때문에 이 딜레이는 각 노래의 템포에 맞춰 재조정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은 딜레이는 불규칙하게 들려서 리듬감을 망가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2) 스피커 문제

모니터링을 무너뜨리는 또 다른 요소는 노래방마다 존재하는 큰 스피커입니다. 노래방에서의 큰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반주와 노래가 섞여야 노래방에의 즐거움이 배가 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큰 스피커에서 뿜어 나오는 큰 소리들이 시간이 가면서 귀에 피로감을 선사해 줍니다. 귀의 피로감이 쌓일수록, 소리가 잘 들리지 않거나 선명함이 줄어들어 결국은 더 큰 소리를 내야만 합니다. 이렇게 악순환이 계속되면, 결국 모니터링은 물론 큰 소리로 인해 목이 아파오거나 몸이 피로감을 느끼는 것입니다.

 

다른 방의 소리가 들리는 것 또한 문제입니다. 모니터링은 내가 낸 소리를 잡음 없이 들을 수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옆 방과의 노래가 섞여 들리고 떠드는 소리, 유리잔 깨지는 소리 등 실질적으로 노래방에서 모니터링은 불가능하다고 보시는 게 맞습니다.

 

2. 노래 연습의 필수 요소 '반복'

노래 연습은 한 곡을 여러 번 반복하는 방법도 있지만, 가장 주효한 방법은 프레이즈나 송 폼 별로 '반복'하는 것입니다. 짧은 프레이즈를 반복하여 연습하는 것은 힘들고 재미도 별로 없지만, 노래를 '연습'한다는 취지에 적합합니다. 어느 정도 이 짧은 반복연습이 이루어지고 나서 한 곡의 표현을 연습하는 것이 많은 보컬들이 하고 있는 루틴입니다.

 

그런데 노래방에서는 이런 연습이 불가능합니다. 프레이즈 별이나 송 폼 별 구간 반복 기능이 없기 때문에 잘해 봐야 한 절씩(1절, 2절...) 연습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혼자 노래방에 간 것이 아니라면 상황은 더 열악합니다. 노래방에서 똑같은 노래를 두 번 이상 선곡하면 쏟아지는 의아한 눈길을 감수해야 하는 것입니다. 결국, 연습하고 싶은 노래 몇 곡을 완창 하는 정도의 것으로 '연습'이라는 단어를 붙일 수는 없는 것입니다.

 

3. 노래 연습의 필수 요소 '안정감'

노래방은 보통 지하에 있으며, 술을 마시고 오는 손님, 감기에 걸린 손님, 밖에서 담배를 피우고 온 손님들이 수 없이 드나드는 공간입니다. 공기가 좋으래야 좋을 수 없습니다. 공기 청정기를 풀로 틀거나 높은 층에 있는 노래방이라고 해서 상황은 다르지 않습니다. 어쨌든 다양한 사람들이 드나드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노래는 공기를 가지고 하는 예술입니다. 폐 안에 공기를 채우고 내뱉으면서 나오는 소리를 통해 노래는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공기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적어도 정상적인 정도의 공기 환경에서 연습해야만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노래 연습은 차분하고 안정적인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노래를 분석하거나 내가 부른 노래를 분석적으로 접근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그래서 들떠있거나 불안한 마음으로는 연습이 불가능합니다. 노래방은 그 존재 이유가 '노는'데 있습니다.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연습공간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연습공간으로는 부적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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