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영화일반

골든 글로브,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나

P@Ptist 2022. 1. 10. 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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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올 해(2022)는 골든글로브를 TV에서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언제나 아카데미 시상식 직전에 열려서, 아카데미 수상의 가장 큰 지표이자,

미국에서 두 번째로 권위 있는 시상식이었던 골든 글로브는, 이제 모든 이들의 보이콧 대상이 되었습니다.

TV 중계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NBC가 2022년 올해 중계를 포기하자, 결국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그들만의 시상식이 된 것입니다.

 

 

골든 글로브란?

골든 글로브는 '할리우드 외신기자 협회(HFPA)라는 단체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입니다.

1943년에 결성된 이 단체는, 처음에는 영화만을 주로 대상으로 삼는 시상식이었지만,

1955년 TV 드라마를 포함하게 되고, 현재까지 매년 행사를 개최해 왔습니다.

 

많은 분들이 유튜브 등에서 '리키 저베이스'가 사회를 맡고 테이블에서 식사를 하며 즐기는 독특한 시상식을 본 적이 있으실 겁니다.

바로 이 시상식이 골든 글로브입니다.(리키 저베이스는 이 HFPA를 신랄하게 돌려 까(?) 기도 했습니다.)

미국인들 입장에서는 TV스타와 영화 스타들이 함께 어울려 먹고 마시는 모습을 보는 것이 신기하다고도 하네요.

 

 

NBC는 왜 골든 글로브를 포기했나

코로나 상황에서도 작년 골든 글로브는 정상적으로 진행되었고, 2022년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되었었습니다.

하지만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는, 미국 국민들이 가지고 있던 HFPA에 대한 참을성이 폭발해 버린 것이라고 합니다.

이 이유를 나열해 보겠습니다.

1. HFPA는 흑인 멤버가 단 한 명도 없다.
2. 멤버를 구성하는 기준이 모호하다.
3.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 제작진의 로비에 30명의 멤버가 관련되다.
4. 명백한 인종차별로 보이는 시상결과가 많다.
5. 시상 기준을 그때그때 바꿔 시상한다.

90명의 멤버 중에 흑인이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은 미국 사회에서 정말 큰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확률적으로도 말이 안 될 뿐만 아니라, 인종차별로 보이는 시상결과가 그 의심을 증폭시켰습니다.

 

아카데미와 칸에서 최고상을 수상한 '기생충'이 골든 글로브에서는 '외국어 영화상'을 받은 경우는 말할 것도 없는

인종차별의 한 예시일 뿐입니다.

 

한국계 이민자들의 삶을 다룬 영화인 '미나리'의 경우, 거의 모든 대사가 영어이고, 대부분이 미국인 배우이며,

심지어 미국 자본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에 미국 영화로 경쟁시켜야 함에도,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습니다.

 

반면, 대사의 50%가 외국어인 영화들임에도 백인들이 주로 나오는 영화들은, 작품상 등의 주요 상에 노미네이트 한 것입니다.

 

미나리와 골든글로브에 대한 기사-사진
미나리와 골든글로브에 대한 기사

 

넷플릭스 '에밀리 파리에 가다'스캔들의 경우 더 심각한데,

90명의 회원 중 30명을 파리로 초청해 5성급 호텔에 묵게 하고 관광을 시킨 사건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습니다.

또한, 스칼렛 요한슨과 브랜든 프레이저는 과거 HFPA 멤버들로부터의 성희롱과 성추행을 폭로했습니다.

 

이쯤 되면, NBC가 골든 글로브 시상식을 포기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입니다.

 

 

현재까지의 상황

최근 톰 크루즈는 항의의 표시로, 지금까지 받았던 3개의 골든 글로브를  반납했습니다.

많은 할리우드 스타들도 보이콧에 나섰고, 많은 광고주들이 광고를 포기했고,

넷플릭스, 아마존, 워너 등의 골든 글로브 참석도 무산되었습니다.

 

결국 모든 것을 잃게 된 골든 글로브와 HFPA는 이 같은 현실에 크게 당황해, 급작스러운 변화를 꾀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미국 사회와 할리우드는 싸늘한 시선을 되돌리지 않고 있습니다.

 

헬렌 호니 HFPA회장의 변화와 반성에 대한 선언이 골든 글로브의 변화의 불씨가 될지, 몰락의 신호탄이 될지는 

HFPA만이 알고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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