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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한 메시지와 웃음 : 돈 룩업(DON'T LOOK UP)리뷰(배우편) : 메릴 스트립

P@Ptist 2021. 12. 27.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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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덤 맥케이의 신작 ⌜돈 룩업⌟에서 메릴 스트립이 맡은 대통령(올린)은 영화 내내 한 가지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밉상' 그리고 '빌런'으로서의 그녀의 모든 행동 하나하나가 관객으로 하여금 주먹을 불끈 쥐게 만드는 것입니다. 재밌는 것은 그런 밉상스러운 대사를 치는 연기를 보고 욕지거리를 하다가도 바로 다음 순간에는 현실로 돌아와 그녀의 연기에 감탄의 비명을 지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메릴 스트립의 연기의 매력은 '악역'에서 온다고 느껴집니다. 이미 많은 영화에서 보여준 그녀의 '선역'으로서의 연기는, 좋은 사람, 훌륭한 배우인 그녀의 실제 모습과 다소 겹쳐져서 덜 충격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었습니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보인 그녀의 악역 연기가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지고 힘을 휘두르는, 밉다기보다 공포스러운 모습이었다면, 이번엔 정말로, 한 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고구마 10개를 물 없이 먹을 때 느끼게 될 답답함을 주는 모습입니다.

 

돈 룩업에서 대통령 올린의 모델은 두말할 것도 없이 트럼프입니다. 갈등과 분노, 공포를 를 먹이 삼아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쌓아 올리는 할리우드의 전형적인 공화당 대통령 캐릭터는, 실제로 그렇던 그렇지 않든 간에, 트럼프라는 인물의 캐릭터가 되었는데요.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반 트럼프 주의자인 메릴 스트립은 그런 대통령의 캐릭터를 더욱 진하고, 섬세하고, 더 현실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메릴 스트립-사진
메릴 스트립

머릿속에 권력에 대한 집착과 이익, 그리고 이기주의만 가득한 아주 심플한 캐릭터임에도, 눈짓 한번, 입꼬리 한 번으로 표현하는 심리묘사가 압권입니다. 주연이 아니니만큼, 길지 않은 출연 분량임에도, 극의 흐름을 주도하고, 확실하게 중심을 잡아주는 모습을 보면서 또 한 번, 메릴 스트립이 메릴 스트립 했다고 말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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